한미 외교 및 국방장관 회담 모두발언
aurel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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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8 01:11
오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정의용 외교장관 그리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및 서욱 국방장관이 각각 따로 회담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미국 국무/국방장관은 내일 18(목) 2+2 합동회담을 가진 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입니다.
그 후에 어제 일본처럼 한미간 공동성명이 나오겠죠.
그럼 그 공동성명에 어떤 내용이 들어갈까? 오늘 미국과 한국 측의 입장을 각각 살펴보면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각종 언론사에서 보도한 미국 측 발언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블링컨 국무장관
- 한국과 공유하고 있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비전과 인권·민주가치를 실현하고 싶다
- 한미동맹은 양자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
- 한미동맹은 철통 같으며 긴밀한 가치공유와 우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다른 동맹국이자 파트너들과 긴밀히 공조해나갈 것
- 최근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주가치의 침식을 막기 위해 중요
- 중국은 홍콩 경제를 조직적으로 잠식하고, 대만의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대만의 인권을 유린하고, 남중국해에서 인권법을 위반하는 주장을 펴기 위해 강압과 침략을 가하고 있다
- 북한의 독재정권은 북한주민에 대한 구조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계속하고 있다
- 기본적인 인권과 자유를 토대로 이를 저지하는 이들과 맞서야 한다
오스틴 국방장관
- 한미동맹은 동북아시아,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전 세계의 평화,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
- 세계에서 가장 연합성, 상호운용성, 능력, 역동성을 자랑하는 동맹 중 하나
- 한국은 우리의 역내 공통된 우선순위, 특히 그중에서도 규범을 기반으로 한 국제질서 수호에 있어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
-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제공하는 핵심국(key provider)
- 군사대비태세는 최우선 과제이며 우리 연합대비태세는 필요시 '파이트 투나잇' 할 수 있는 준비가 완비되어 있게 해야 한다는 점에 서 장관도 동의할 것
그럼 한국 측 모두발언은 어떠했을까요? 정의용 외교부장관의 발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 오늘 회담을 계기로 한미관계가 더욱 건전하고 호혜적인 포괄 동맹으로 발전해나가기를 희망한다
-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자 동북아와 세계 평화·번영의 핵심축이며 한미동맹의 지속적 발전은 우리 외교의 가장 중요한 과제
- 한미 2+2 회의에 이어 가까운 시일 내에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어 한미관계 발전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또한 오늘 회담 결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확고히 정착해서 실질적 진전을 향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자 이렇게 보면 미국은 계속 인도태평양을 언급하고 있고 한국은 동북아로 범위를 좁히고자 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내일 공동성명에 인도태평양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미국의 의중이 반영되는 것이겠고, 동북아라는 단어만 나오면 한국 측이 자국의 의사를 관철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측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가치공유, 인권, 민주주의인데 이 단어들 또한 내일 공동성명에 들어가지 않으면 미국 측의 패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울러 블링컨이 며칠 전부터 계속 강조했던 것은 "북한의 비핵화"입니다. 트럼프의 경우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표현으로 만족했었는데, 블링컨은 몇번이고 확실하게 "북한의 비핵화"라고 못박고 있습니다. 이를 한국이 수용할지 또 두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스탠스를 한국에 분명히 요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과의 회담에서 계속 중국의 인권유린과 홍콩과 티벳 그리고 신장 위구르를 언급하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내일 공동성명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갈까요? 무척 궁금해지는군요.
P.S. 참고로 문재인 대통령과 자주 독대한다고 알려진 문정인 교수는 쿼드 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이며, 심지어 쿼드 정상회의조차 중국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언론과 인터뷰하고 다닙니다. 또한 그는 상당한 반미성향을 가진 인물로 마찬가지로 반미적 성향의 일본 우파 (!!!!) 성향의 외교관이 쓴 "미국은 동아시아를 어떻게 지배하는가?"라는 책 서문에 추천사를 쓴 인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