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발굴
꽁스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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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8 13:11
KAIST·파스퇴르연구소 "오미팔리십, 렘데시비르보다 항바이러스 활성 200배"
약물 재창출은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FDA 승인 약물 또는 임상 진행 중인 약물을 대상으로 새로운 적응증을 찾는 방식이다. 이 전략은 신약 개발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 적합한 신약 개발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연구팀 장우대 박사는 우선 FDA 승인 약물 또는 임상 진행 중인 약물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수집해 6218종의 약물 가상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실험으로 이 약물들을 모두 검증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바이러스 치료제로 가능성이 있는 약물만 신속하게 선별할 수 있는 컴퓨터 기반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도입했다.
기존의 도킹 시뮬레이션 기반의 가상 스크리닝 기술은 높은 위양성률에 따라 유효물질 도출 비율이 매우 낮은 것이 문제점인 상황이었지만, 연구팀은 구조 유사도 분석 모듈과 상호작용 유사도 분석 모듈을 도킹 전후에 도입해 가상 스크리닝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가상 스크리닝 기술은 단백질-약물 복합체 구조 정보를 이용해 다양한 후보 약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스크리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또 바이러스 치료제로 주로 사용되는 핵산 유사체 기반 전구약물의 활성형 구조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전구약물은 그 자체로는 약효가 없고 체내 대사를 통해 활성형 구조로 변환되어야만 약효를 나타낸다.
따라서 전구약물은 활성형으로 구조변환 후 도킹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렘데시비르를 포함한 여러 핵산유사체 기반 전구약물들의 활성형 구조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데 성공했고 도킹 시뮬레이션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어 가상 스크리닝 플랫폼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와 증식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와 RNA 중합효소를 저해할 수 있는 후보 화합물 38종을 선별했다. 최종적으로 원숭이 신장 세포와 인간 폐 세포 검증 등 세포 실험을 통해 최종 3종의 약물에서 항바이러스 활성을 확인했다.
후보 약물로는 암과 특발성 폐섬유증에 대해 임상이 진행 중인 '오미팔리십'(omipalisib)와 암·조로증 임상이 진행 중인 '티피파닙'(tipifarnib), 식물 추출물로서 항암제로 임상이 진행 중인 '에모딘'(emodin)이 있는데 특히 오미팔리십은 렘데시비르보다 항바이러스 활성이 약 2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오미팔리십을 바이러스 감염 동물 모델에 적용해 전임상시험 평가를 한 결과 약물 독성이 나타나 추가 시험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상엽 교수는 "약물 독성을 최소화하면서도 치료 유효성을 보일 수 있는 최적의 약물 농도를 찾기 위한 추가 전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